동네카페 사장, 인스타 시인 되다
동네카페 사장, 인스타 시인 되다
  • 신정윤 기자
  • 승인 2019.03.06 11: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규호 음악협회 사무처장
SNS에 올린 글, 출판 제의
오는 9일 동네에서 콘서트
이규호 양산음학협회 사무처장.
이규호 양산음학협회 사무처장.

이규호씨(34)는 양산사람이다. 초중고교를 양산에서 나왔다. 규호씨는 "양산이 좋다"고 생각한다. "너무 도시같이 안 느껴져서 이런 분위기가 남아 있는 것이 좋아요. 한 번씩 일부러 서울에 가지만 여기만의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에요"

규호씨는 카페 사장님이다. 대머리에 세련된 안경을 쓴 그가 앞치마를 입은 채 손님을 맞는다. 공간 활용도를 높인 3층짜리 협소카페에는 커피냄새가 진동한다. 

"제 공간이고 제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게 좋아요 커피 파는 게 장사 목적이 아니라 사장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좋아요. 혼자 있으면 조용히 사색 할 시간도 많아지죠"

규호씨는 인제대학교에서 음악을 전공했다. 보광고등학교 악대부에 트럼펫을 처음 잡았다. 그에게 트럼펫은 감정의 표출방법이고 그것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공부에 취미가 없다보니까 대학교 진학을 안했다가 뒤늦게 고교 음악 선생님이 권해주셔서 다시 음악을 시작했어요. 군 제대해서 계속 활동하다가 솔직히 생활고에 부딪혔죠." 그는 틈틈히 공장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고 악기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는 글 쓰는 취미도 있다. SNS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꿈공장플러스라는 출판사에서 출간 제의를 받았다. <그렇게 사랑이 시작됐습니다>라는 단행본 책자에 그의 시(詩) 10여편이 세상에 나왔다. 5월 달에는 그의 시만 오롯이 실린 책이 나온다. 서울 교보문고에서 북콘서트도 한다. 

"제 카페에서도 1달에 한번 씩 공연하고 싶어요. 9일이 첫 공연인데 같은 출판사 출신 작가를 초청했는데 흔쾌히 도와주시겠다고 합니다. 클라리넷 부르는 분, 성악하시는 분까지 초청했어요."
그의 글은 늘 '착한 아이, 화낼 줄 모르는 아이'로 크면서 감정을 표출할 줄 몰라 응어리진 것의 치유다. 그게 시(詩)가 됐고 SNS시대에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제가 썼던 글 중에 하난데 감정은 표현해라고 있는 것인데 감정을 어떤 방식으로든 표현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표현할 줄 모르고 화낼 줄 모르니까 글을 썼어요. 글 쓰고 악기 켜니까 나아지더라구요. 여러분도 감정을 표현하고 사세요"

그는 3층에 켈리그라피 강좌를 개설할 계획이다. 수업도 하고 취미생활 하는 장소로 활용해 동네 사랑방으로 만들고 싶다. 그가 풀어낸 응어리진 감정들이 지역의 작은 문화 횃불이 돼 양산을 밝힐 준비를 마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