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효칼럼] 유치원 개학연기 사태 해법은 공교육 강화다
[안수효칼럼] 유치원 개학연기 사태 해법은 공교육 강화다
  • 양산일보 기자
  • 승인 2019.03.0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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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효 (가천대학교 사회정책대학원)
안수효 (가천대학교 사회정책대학원)

학부모들의 관심은 자녀들의 나이와 비례한다고들 한다. 어린이집에 다니면 그 또래 아이들의 교육과 관심분야에 부모들의 마음이 빼앗긴다는 이야기다. 이번 유치원 개학연기 사태로 인해 학부모들의 속이 많이 타 들어간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3월4일 개학을 앞두고 벌어진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의 대규모 개학연기 투쟁은 사교육과 공교육의 중간에 서 있는 유아교육의 현실을 전 국민들이 경험한 사태였다.
전국으로 번진 학부모들의 '분노'에 폐원투쟁까지 거론하던 한유총이 개학연기에 나선 지 하루 만에 백기를 들었다. 사실 처음에는 한유총이 어느정도 성과를 낼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실제는 힘 한번 제대로 써 보지 못하고 주저앉은 꼴이 되었다.

한유총이 정부를 상대로 "준법투쟁"을 주장하며 맞섰지만 거리로 나온 학부모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정부차원에서 초강경 고강도의 제재와 압박에 못 이겨 개별 유치원들이 백기투항 하면서 끝이 났다.

유치원에 보내는 젊은 학부모 입장에서는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져 버리면 낭패도 이런 낭패가 없다. 이런 현실을 반영한 탓인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언제까지 우리 아이들이 볼모가 되어야 하나. 교육은 장사가 아님을 이번에 제대로 알게 해 달라'는 요지의 국민청원이 30건 넘게 올라왔다. 정부의 신속한 대응은 박수를 받고 있었지만 3월4일 오전 도교육청이 "돌봄이 꼭 필요한 경우 교육지원청 홈페이지를 통해 돌봄 신청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긴급재난(안전안내)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긴급재난에 준하는 비상사태임을 우회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만큼 유치원 개학연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번 사태에 정부는 동원 가능한 모든 기관을 앞줄에 내세웠다. 교육부,공정위,검찰등 80~90년도 공안정국을 방불케 하는 상황이었다.

그동안 한유총이 내세운 요구조건은 개학을 하루 앞둔 3월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과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 철회는 물론 사립유치원 사유재산 인정, 시설사용료 지급과 함께 누리과정 폐지를 요구하면서"우리를 계속 탄압하면 '폐원 투쟁'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사립유치원에서 주장하는 시설사용료를 달라는 주장은 다소 지나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행 교육기본법 제9조, 유아교육법 제2조에 명시된 '유치원은 학교'라는 정의를 전면 부정한다는 전제다. 전국의 수많은 사립 초·중·고등학교 설립자들 역시 토지와 건물에 투자했지만, 시설사용료를 받지 않는다. 시설사용료를 주장한다면 유치원을 설립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사립유치원에 등을 돌린 이유 가운데 하나가 에듀파인 도입이었다.

에듀파인은 구체적으로 사업현황 ,예산편성 ,수입관리 ,지출 ,결산 등 회계 필수 기능을 비롯해 클린재정 ,세무관리 ,재정분석 등 편의 부가기능을 갖추고 있다.

에듀파인은 이처럼 예산 사용에 대해서 투명하게 하자는 것인데, 한유총은 극한 반발을 했다. 학부모 분담금이든 국가 지원금이든 유치원으로 들어오는 수입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의 목적으로 사용하자는 주장에 반대를 하는 것이다. 일부 유치원이기는 하지만 공적인 예산을 개인용도로 사용하다 문제를 일으킨 유치원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한유총에서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였어야 하나 조직적으로 반발했다.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에듀파인은 이제 의무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15일 이후에도 에듀파인을 도입하지 않는 대형 사립유치원은 시정명령과 행정처분이 이뤄진다. 4월1일부터 정상적으로 에듀파인을 운영하지 못한 유치원에 1차 시행명령이 내려갈 예정이며, 이를 어기면 법령상 행정처분은 1차 명령을 어기면 5%, 2차 10%, 3차 15% 정원 감축을 하도록 돼 있다. 유치원 개학연기 극한투쟁으로 인해 한유총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어버렸고, 조직이 와해되는 상황까지 빚어졌다. 그러나 정부 입장에서 보면 유아교육의 공공성 확보라는 큰 숙제를 안게 되었다.

유아국공립 취원율을 국가시책인 40%까지 확대할 것인지에 관한 시간표와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국민 앞에 제시 할 시기라고 본다. 그동안 이익집단에 끌려 다닌 정부당국이 이번 기회에 공교육 강화로 정부 정책이 하루 빨리 돌아서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준 사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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