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 양산지역 고입 예비 재수생, 미달학교 찾아 눈치봐야 하나
[社說] 양산지역 고입 예비 재수생, 미달학교 찾아 눈치봐야 하나
  • 양산일보
  • 승인 2018.12.24 10: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3일, 양산지역 중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고등학교 입학원서 1차 접수가 마감되었다. 그 결과 다수의 고등학교에서 미달(未達)과 탈락자가 발생했다. 그 규모는 학교별로 수 명에서 수십 명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산지역 최고의 명문고교로 알려진 덕분에 1차 모집에서 탈락한 중3 학생들은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를 뒤로하고 1차 모집 당시 정원을 채우지 못한 고등학교에서 내년 1월 18일부터 24일 사이에 실시하는 추가모집에 대비한 지원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을 것은 불문가지다. 만약 이 추가모집에서도 합격하지 못할 경우에는 역시 추가 모집에서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 고등학교에서 5월까지 실시하는 수시를 노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양산지역이 고교 비평준화지역이라 어쩌면 당연하다 할 수 있다. 고교 비평준화 지역에서는 인기가 없는 학교는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할 수도 있고, 그에 반해 인기 있는 학교일 경우에는 지원자가 많이 몰려 탈락자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간 양산지역에서 이런 당연함을 2019년도 고입 원서 접수 이전에는 쉽사리 찾아보기 힘들었다. 왜냐하면 고등학교와 중학교 간에 고입 합격 커트라인을 암암리에 사전 공유하여 왔기 때문이다. 일단 합격 커트라인을 공유하게 되면 사전에 중3 학생들의 지원 학교와 합격자 수를 어느 정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일부 교육관련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는 당연히 고등학교의 서열화를 부추긴다. 왜냐하면 내신석차백분율에 따른 학교 줄 세우기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고교 입시와 관련된 전에 없던 혼란이 발생한 원인은 올해부터 경남도교육청이 지금까지 해오던 각 고등학교 합격 커트라인 공개를 일체 금지한다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양산지역 고등학교와 중학교 간의 고입 합격 커트라인 공개가 학교 서열화를 조장하는 부작용이 있고, 법적근거가 없기 때문에 불법행위라는 것이 경남도교육청의 유권해석이다. 결국 뒤집어 보면 양산교육지원청이 사실상 불법을 묵인하고 방조해왔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더욱 어처구니없는 것은 양산교육지원청 내부에서는 이번에 일부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미달과 정원 초과 모집 현상이 합격 커트라인 공유 금지에 따른 순기능 회복 때문이라 보는 듯하다. 만약 그렇다면 아전인수(我田引水)도 이런 아전인수가 없고, 자뻑도 이런 자뻑도 없다. 한마디로 병 주고 약 주고가 아닌가. 경남도교육청에서 합격 커트라인이 불법이라는 지침을 하달하기 전에 도대체 양산교육지원청은 뭘 했었는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양산지역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일일이 경남도교육청에서 불법인지 합법인지 구별해줘야 한단 말인가? 

지금 내년 1월에 있을 고입 추가 모집에서도 비밀리에 합격 커트라인 공유를 통한 입학 짬짜미가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물론 이번에 정원 미달 사태를 겪은 명문고에서 추가 모집에 지원하는 중3 학생 중에서 그나마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가려 받으려 한다는 의혹도 불거지는 상황이고. 이런 상황을 양산교육지원청에서는 불법을 절대 방관해서는 안 된다. 고교 비평준화지역이라면 비평준화에 걸맞은 행정을 펼쳐야 한다. 양산교육지원청에서 합격 커트라인 공유를 방관한 대가로 양산지역 중3 학생 중 300명 이상이 입시지원서 작성 기회조차 부여 받지 못한 채 사전에 타 지역으로 내몰린 정황이 있다. 이를 증언할 학생과 학부모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학업 성적이 나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어떤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죄가 아니다. 언제든 극복 가능하다. 고교 3년 동안에도 말이다. 발명왕 에디슨의 경우만 봐도 그렇지 아니한가? 양산교육지원청은 이제부터라도 양산지역 중3 학생이라면 그 누가됐든 원하는 학교에 지원 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야할 것이다. 고교 비평준화를 비평준화답게 적용되게 해서 말이다. 합격 커트라인 공유라는 꼼수가 내년 추가 모집에 횡횡하지 못하도록 교육행정의 정석을 양산교육지원청이 보여주기를 앙망(仰望)하는 바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